<건투를 빈다>... 감당할 수 있고,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라


다른 사람들의 고민상담 코너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하고는 관계도 없는 그들만의 얘기를 굳이 신문에서 찾아읽을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도 Dear Anders로 시작하는 뉴욕타임즈(였던가?), 작가 김형경과 여성학자 박미라의 여성 고민 상담이 인기다.

아마도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처럼 간접체험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의 사례를 나의 경우와 비교해 보면서 안도하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할테니 말이다. 아니면, 사는 게 거기서 거기니까 그 사람의 특수해 보이는 문제도 한꺼풀 벗겨내고 보면 아주 일반적인 일이기도 하겠다.

그 인생 상담 코너가 책으로 묶여 나왔다. 신문에서 찔끔찔끔 보는 것도 모자라 하루 날잡아서 한꺼번에 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배려인 것 같다. <천만번 괜찮아>, <천 개의 공감>이 나왔다. 주로 여성 고민 상담이라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딴지일보 종신 총수 김어준의 인생 상담 코너를 매주 신문지면(한겨레)을 통해 보게 됐다. 솔직히 딴지일보의 너무 허풍스런 오바체가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칼럼은 아주 적당한 어조로 재미도 있고, 핵심도 찌르는 글이었다. 이런 칼럼은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읽으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출간소식을 듣고 급구매를 서두르다가, 집이며 사무실이며 새로 구하고, 강의에 사업에 정신없던 때라 잠깐 놓치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도 이 책을 낸 출판사의 편집자가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사무실에 선물을 하고 갔다. 이제 정신 차리고 바로 읽었다. 역시 필력이 대단하다. 

건투를 빈다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나의 점수 :  별 네개


<건투를 빈다>. 제목도 멋지다.

인생 상담서라면 황신혜밴드의 가수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도 있다. 현실을 회피하려는 청춘들에게 호되게 질책하는 점에서는 조금 닮아 있다.

그는 <나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망가진 서울대생의 유쾌한 생존법>의 저자 김지룡과도 닮아보인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 때문인가? 어쨌든. 그가 벤처열풍 시절, 딴지일보에 대한 거액의 인수 제의를 거절했던 건 아주 유명한 사건이다. 그가 유럽 배낭여행 중에 남은 여행경비의 대부분을 명품 정장(그 때는 그게 명품인 줄도 몰랐다. 그냥 그 옷이 그렇게도 멋져 보이고, 그 옷을 입고 노숙을 해도 좋을 것 같았단다)을 사는데 쓴 것을 보면 그의 삶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싫은 건 곧 죽어도 못하고, 하고 싶은 건 때려죽여도 하고야 마는 성격이란 걸.

또 하나 있다. 그가 서울대에 가지 못한(않은?)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한 걸 보면. 서울대생이라면 걸어가야 할 길에서 벗어난 삶을 산 '망가진 서울대생'이건, 진입하지 못한 걸 행운이라 생각하는 비서울대생이건 간에 공통분모는 있다.

저자의 이력이 말해주듯 그는 거침이 없다. 삶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직시하라고 아프게 질책하기도 하고, 도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감당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자, 당신은 그렇게 살고 있는가?


by 푸른하늘 | 2008/12/28 17:36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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